4인가족 태국여행-11일차 왓아룬+수상버스
"어제 그렇게 사원을 봐 놓고 또 사원에 가요?"
"사원에 간다."
그렇다. 사원에 갔다.
안렁애를 막을 자 어디 있으랴...
우리가 가는 곳은 새벽사원이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왓 아룬이다.
지금은 공사중이라서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구경하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.
이 날도 더웠다.
아빠의 얼굴이 햇빛에 녹아가고 있는 모습이다.
엄마가 짧은 거 입어도 된다고 해서 반바지를 입고 갔는데 알고 보니 반바지와 민소매는 입장금지.
매표소 앞에서 돈을 내고 치마를 빌렸다.
나는 왜 아직도 엄마를 믿는 것일까...
저렇게 탑 벽면에 모자이크처럼 각기 다른 색깔로 무늬가 돋을새김되어있다.
비싼 그릇 같고 예쁘더구만.
아빠는 셀카봉을 챙겨와서 열심히 쓴다.
하늘이 맑다.
오늘도 덥다
햇빛이 얼마나 쨍쨍하던지 눈을 뜰 수가 없었다.
그래서 해 밑에서 찍은 사진들 보면 다 저렇게 눈 감고 있다.
엄마는 왜 이렇게 셀카를 찍는 것일까.
이해가 안된다.
"오왕 아빠 이거 작품사진 같아용"
핸드폰으로 볼 때는 그런 소릴 했었는데 막상 큰 화면으로 보니까 콧구멍밖에 안보인다.
탑을 떠받들고 있는 사람인지 무엇인지를 따라했다.
저 어정쩡한 발이 포인트인데 엄마는 너무 점잖아서(과연) 제대로 따라하지 못했다.
눈을 못뜨겠다고욧!
날씨 더웠다.
나중엔 정신이 좀 나갔다.
이 벽에서 사진이 예쁘게 나온다.
벽면의 무늬가 참 예뻤다.
일일히 손으로 그린 것처럼(진짜로 그렸을 수도 있겠다!) 모양이 일정하지 않아서 더 그랬던 것 같다
엄마와 ㅈㅎㅈ은 사원 밖 상점에서 전통의상 체험을 했다.
그쪽에서 전통의상을 입고 포즈를 취해주는 직원이다.
한국말을 잘한다.
...류의 농담이 농담이 아닌 것이, 진짜로 쟤가 저런 사진을 찍고 있었더니 서양 아저씨 한 명이 와서 쟤랑 같이 사진 찍어도 되냐 묻고는 기념사진을 찍고 만족한 표정으로 돌아갔던 것이다.
대단해
수상버스를 타고 돌아가기로 했다.
전날 택시를 탔다가 방콕의 교통체증이 얼마나 극심한지 몸소 체험하고 질릴대로 질려버렸기 때문이다.
마침 왓 아룬 맞은편에 선착장이 있어서 거기서 배를 탔다.
유람선같은 작은 배를 타고 퐁퐁퐁퐁 간다.
정말 더운 날이었는데 강은 역시 시원했다.
엄마의 계획은 수상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갔다가 다시 거꾸로 타고 호텔로 오자~ 였는데 버스를 한참동안 타도 종점은커녕 중간도 못 가는 것이다.
그래서 종점까지 가는 것은 포기하고 다시 하행 버스를 타고 호텔 쪽으로 향했다.
바람이 엄청 분다!
콧물도 난다!
수상버스는 재미있었다.
한국에서부터 배를 타고 싶다고 노래를 불러 왔었는데 소원성취!