아빠가 내 방의 스탠드 옷걸이를 말도 없이 가져갔다.
집에 돌아와 보니 정갈하게 걸려 있었던 내 옷가지들이 만신창이로 온데 나뒹굴고 있었다.
참혹한 현장에 울분을 토하며 아빠에게 물어 보니 "원래 아빠 꺼니까 가져간거다"라고 했다.
그게 아빠꺼라니!
그 스탠드 옷걸이로 말할 것 같으면 본래 우리 집 서재에 있던 것을 외갓집에 가져다 놨던 것으로, 물건을 정리할 때 갖다 버릴 것이라 했던 것을 내가 쓰겠다고 말해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것이었다.
내가 아니었더라면 그 옷걸이는 이미 조각조각 분해되어 쓰레기장으로 굴러갔을 것이다.
지금 와서 내가 정성껏 모셔 놓은 내 옷걸이를 약탈해간 행위는 갖다버린 강아지를 이쁘게 먹이고 씻겨 잘 키워놨더니 십 년 후에 나타나서 이건 내 개니까 내놓으라 하는 것과 같은 파렴치한 행위이다.
내 방을 정리하라고 해 놓고 정리의 기본인 옷정리도 하지 못하게 옷걸이를 가져가 버렸으니 이제 내 방의 미래는 불 보듯 뻔하다.
아무리 열심히 방을 치워도 금세 다시 더러워지고 말 것이다.
통탄할 일이다.
이쯤 되면 아빠도 아빠의 잘못을 깨닫고 나에게 보상을 해 줄 마음이 생겼으리라 본다.
그런 의미에서 저렴한 모델을 골라 놨으니 아빠가 사주세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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